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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된 이별 / 김경주

작성자김포문학|작성시간13.03.21|조회수25 목록 댓글 0

 

너무 오래된 이별 / 김경주

 
 

  불을 피운 흔적이 남아 있는 숲이 좋다 햇볕에 검게 그을린 거미들
냄새가, 연기가 남아 있는 숲은 잔정이 많아 우리가 쓴 풀을 쥐던 체
험을 떠올린다

 
  부스러기가 많은 풀이 좋다 화석은 인정이 많아 금방 우스워 질 거
야 그 속에 피운 불은 정말로 수척하다
 

  버린 운동화 속에 심은 벤자민이 좋다 나는 오래 빈 항아리를 안아
본 사내라서 사생활이 없다
 

  물보라가 가득한 나의 모음들이 좋다 철봉에 희미하게 남은 손가락
자국처럼, 악력이 스르르 빠져나가던 흔적이, 내가 어두운 운동장이라
서 너는 가만히 내 입에 넣어 주었다

 

 

- 계간『문학과 사회』(2012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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