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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시초3/심종숙

작성자violet|작성시간26.06.05|조회수12 목록 댓글 0

백두 시초 3

심종숙

우리가 만나면 또 언제 만나겠나요
다만 오늘 저녁은 식탁에 둘러앉아
한 잔의 빙천맥주와 연기를 피우는
양꼬치를 앞에 두고
늘 만났던 사람들처럼 떠들고
꼬치를 서로 권하고
잔을 들어 건강을 비는 사이
연길의 밤은 찾아왔네
우리가 또다시 만날 순 없어도
지팡이를 짚고도 천지가 그리워
산을 넘고 하늘길을 걸어온 사람들
우리가 그 마음으로
여기에 와있는 한
세상의 풍파와
어떤 죄 속에 살았다 해도
마음은 한 가지
이제 남은 건 천지를 향하고
민족이 하나 되고
끝 모르게 펼쳐진 북국의 하늘에
눈시울 적시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건
변치말자고 저마다 말없이 말하며
잔을 권하는 저녁에
내일은 비를 몰고온다는데
벌써 하늘엔 초승달에 달무리 지고
천지를 내어준 백두산에
그저 마음으로 고마움 간직하며
돌아갈 길도 잘 짚고 가길
하늘길도 지팡이 잘 짚고 가길
딴 데 들르지 말고
곧장 잘 짚고가길
잔을 부딪치며 바랬지



*심종숙

시인.문학평론가.소설가.문학박사.
2012년 [동방문학]으로 시 등단, 2013년 [동방문학]으로 평론 등단, 2022년 [문예세상]으로 소설 등단, 시집으로 <역>, <그루터기에 햇순이 돋을 때>, <까치와 플라타나스>, <엘리야 전>을 상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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