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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가르침 / 그 겨울의 시 박노해

작성자광주전남환경연대|작성시간18.12.25|조회수44 목록 댓글 0

그 겨울의 시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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