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창선도의 한 팬션에 하룻밤의 여장을 풀었다.
방 안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조망이 끝내주는 숙소였다.
이곳에서 느긋하게 쉬었다가 10시가 넘어서야 팬션을 나섰다.
벽련마을에서 7km쯤 가면 미국마을이 보인다.
미국마을은 독일마을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관광객들도 적고 그만큼 조용하게 둘러 볼 만한 아름다운 마을이다.
미국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과 독수리상을 마을입구에 조형물로 세워두기도 했다.
미국마을은 다양한 구조, 넓은 잔디마당, 동화속같은 아기자기한 주택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에서 생활하는 교포들이 귀국하여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인구유입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게 조성한 마을이란다.
지금은 미국인이 거주하는 집 보다는 남해 펜션촌으로 바뀌고 있는 곳이긴 하지만 미국식 목조주택도 볼 수 있고 이국적인 분위기에 산책겸 마을 한바퀴 둘러 보았다.
미국마을을 통과하여 1km정도 호구산 쪽으로 이동하면 용문사는 절이 있다.
치마폭처럼 펼쳐진 앵강만 바다를 바라보는 남해읍 이동면의 호구산 기슭에 자리잡은 고찰이다.
살다가 이렇게 큰 구유(일명 구시통)는 처음 보았다.
통나무 몸통 둘레 3m, 길이 6.7m 나 되는 거대한 밥통이다.
본시 구유는 아름드리 통나무속을 파내고 마소의 먹이를 담아주는 큰 그릇인데, 많은 신도들이 운집하는 법회나 대작불사를 회향할 때와 유사시 승병들의 밥을 퍼두던 용기로 발전하였으며,
1000명분의 밥을 퍼 담았을 정도로 크다. 임진왜란때 승병의 밥을 퍼담아 쓰던 밥통으로도 전해온다.
임진왜란 때에는 승병활동의 근거지로 조선 숙종때 수국사로 지정, 보호받기도 했다.
이처럼 역사적 배경과 많은 문화재 외에도 호구산 용문사 주위를 둘러싼 아름드리 소나무와 측백나무 등의 상록수림은 절의 운치를 한층 더 북돋운다.
우리나라에는 용문사가 15개나 된다고 하며, 양평 용문사와 예천 용운사, 그리고 이곳 남해 용문사를 3대 용문사라고 한다.
산수를 보는 이들은 양평 용문사는 용의 머리에 해당된다고 하며, 예천 용문사는 용의 몸통, 남해 용문사는 용의 꼬리라고 하여 상서로운 곳으로 보았다.
용문사에서 1시간 가량 걸리는 호구산은 수년전 산악회에 참여하여 올랐던 곳이다.
정상까지의 오솔길은 울창한 수림에 단풍나무도 군데군데 눈에 띄며, 경사가 다소 가파르긴 하지만, 만추의 단풍 감상 코스로도 부족함이 없다.
용문사의 화려한 역사와 앵강만의 절경을 뒤로 놔두고 정상에 올라 너럭바위 위에서 남해바다의 시원한 바람에 흘린 땀을 닦으면 머나먼 남도 끝에서의 여행의 보람을 십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년 전 저 하얀 집에서 하룻밤 지냈던 추억을 되살려 보고자 두곡해변으로 왔다.
크고 작은 몽돌이 해변에 쫙 깔렸다.
예전 훗날을 위해 남해 사람들이 감추어 둔 해수욕장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해변에는 방풍림으로 조성한 소나무 숲이 바람막이를 하고 있다.
이런 몽돌과 모래가 적당히 섞여 해변의 전체적인 짜임새가 지루하지 않은 것이 이 해수욕장의 특징이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진행하면 월포해수욕장이고, 이어서 다랭이마을까지 바래길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