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벗 환경운동연합 www.kfem.or.kr
(110-806) 서울특별시 종로구 누하동 251번지 ▪ 전화 02)735-7000 ▪ 팩스 02)730-1240
성명서 (총 2매) |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지질안전성 문제점 발견,
부지적합성 전면 재검토해야
환경연합 에너지 활동가, 경주 방폐장 건설부지 방문 보고 성명서1)
○ 지난 6월 초 방폐물관리공단은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완공 시기를 2년 6개월가량 늦춰야 한다고 발표했다. 작년 10월, 6개월 연장 이후 재연장이다. 오는 7월에 울진으로부터 1,000드럼의 핵폐기물을 시범 반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정식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2012년 12월이 되어서야 완공이 된다는 얘기다.
○ 이번 공사지연의 원인은 실제 공사를 시작해서 땅을 파보니 2005년 지질 조사 당시 시추를 통해 단단한 지반이라 판단했던 조사결과와 다르게 나왔기 때문이다. 파쇄대가 많은 연약지반으로 드러나 폭파 작업으로 공사를 빠르게 진행 할 수가 없고 기계로 파내는 공사와 함께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벽체 전체에 콘크리트로 보강작업을 해야 하느라 공사기간이 늘어난 것이다.
○ 사실, 지질 불안정으로 인한 이와 같은 공사 지연은 예정된 것이었다. 월성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신월성원전 1, 2호기와 중저준위 방폐장이 건설 중인 일대는 크고 작은 단층들이 다수 분포되어 있고 활성단층2)으로 추정되어 주목할 만한 단층만도 읍천단층, 수렴단층, 왕산단층 등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국토 전반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질층을 가지고 있어서 논란이 끊이지 않던 곳이기 때문이다.(참고: 환경단체, 과기부의 ‘지진안전성 평가기반 연구’ 여전히 부실 주장, 핵발전소 부지 안전성 외면한 과기부의 ‘월성원전 인근 단층관련 연구결과’)
○ 단층이 많은 지역은 지질 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라는 의미이고 당연히 파쇄대3)가 많이 분포 한다. 또한 이번 방문으로 확인하게 된 것은 그 파쇄대와 연약지반 틈으로 지하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수는 핵폐기물 보관에 가장 위험한 존재다. 단층과 파쇄대가 구조적인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면 지하수는 핵폐기물 드럼통을 부식시켜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될 수 있는 위험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완전한 방수란 불가능하므로 방폐장 부지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지하수가 없는 곳을 찾는 것이다.
○ 이런 지질의 결함으로 인해, 금품을 앞세워 주민 수용성만으로 경주 월성지역을 방폐장으로 선정하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과 지질 관련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냈고 관련 지질조사 보고서의 공개를 통해 객관적인 검증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수원과 방폐물관리공단은 공사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지질 안전성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한편, 작년 8월 한수원 내부 대책회의에서 처분 동굴의 암반이 처분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검토결과가 있었음이 최근 폭로 되었다(참고: 연약지반 알고도 공사 진행, 서라벌 신문).
○ 1조 5천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들고 절대적인 안전이 보장되어야 할 방폐장 사업에 있어 지질에 결정적인 하자가 있다는 것을 한수원과 방폐물관리공단은 이미 알고 있고 공사기간도 스스로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7월부터 울진에서 1,000 드럼의 핵폐기물을 이송해서 인수창고에 보관하겠다고 일정을 밝혔다. 항만도 완공이 안 되었지만 접안하기에 어려움이 없고 처분동굴은 물론 진입동굴도 공사 중이지만 3년 동안 인수저장고에 저장하면 된다며 인수저장고의 본 목적과 다르게 밀어붙이기식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 방폐장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시킨 환경을 수백 년간 지속시켜야하는, 우리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공사 지연 발표를 통해 들여다 본 경주 방폐장 건설 과정은 그 안전성을 보장하기 힘들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는 애초부터 방폐장으로 적합하지 못한 부지를 주민 수용성을 앞세워 공사를 강행하다 발생한 일이다. 첫 단추를 잘 못 끼운 이번 사업에 대해 환경연합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한수원과 방폐물관리공단에 요구한다.
첫째, 지질 안전성 조사 자료 일체와 한수원, 방폐물관리공단의 대책회의 자료 일체를 공개하라.
둘째, 공사를 중단하고 해당 부지가 방폐장으로 안전한 부지인지 처음부터 다시 공개적으로 조사하라.
셋째, 관련 자료를 은폐하고 부적합한 부지에 방폐장 건설을 강행한 관련 책임자를 문책하라.
2009년 6월 24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석봉․이시재․지영선 사무총장 김종남
문의 : 환경운동연합 미래기획팀 양이원영 부장(018-288-8402, yangwy@kfem.or.kr)
1) 지난 6월 19일 서울, 대전, 부산, 울산, 경주 지역의 환경연합 활동가들이 경주 민노당 관계자와 청년환경센터와 함께 신월성원전 1,2호기 부지 해수침수사건과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공사 연기 발표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2)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단층.
3) 단층을 따라 암석이 부스러진 부분. 길쭉한 띠 모양으로, 대규모의 단층에는 대규모의 파쇄대가 있는 경우가 많다.
환경운동연합 www.kfem.or.kr 지구의벗 한국본부
(110-806)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251번지 ▪ 전화 02)735-7000 ▪ 팩스 02)730-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