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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 언론보도

2010.3.13.-보도자료 - '경주 방폐장 안전성 검증 조사 발표'에 대한 시민단체의 입장

작성자미루|작성시간10.03.13|조회수59 목록 댓글 0

<보도 및 시민 배포 자료>


   ‘경주방폐장 안전성 검증 조사 발표’에 대한 시민단체의 입장


  우리는 어저께 이뤄진 공동조사단의 최종 발표를 보고 실망을 넘어 서글픔을 느낀다. 중간발표 때 보여준 당찬 소신 때문에 행여나 하는 기대로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역시나 였다. 부분적인 위험성으로 처분동굴(사일로)의 규모와 형상, 위치 변경이 필요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더니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는지 최종 발표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결국 용두사미가 된 것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공사지연조사단, 사업자 측, 민간환경감시기구,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이전부터 분석해놓은 내용들과 별로 다른 것도 없고, 우리가 예상한 그대로 설계 및 시공에 유의하여 공학적 보강이 확실하게 된다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가정법을 사용하여 확신이 없는 어정쩡한 결론을 도출했다. 책임 회피성 결론으로밖에 볼 수 없다. 이럴 거면 공동협의회를 왜 만들고, 공동조사단을 왜 꾸렸는지 회의가 생긴다.

 

  우리는 정부가 첫 단추를 잘못 꿰었으면서 그 잘못을 인정했을 때 닥쳐올 파급이나 문책이 두려워 무리하게 계속 밀어붙인다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정부와 함께 원자력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모 전문가에 의하면, 정부 관계자는 처음부터 경주방폐장 부지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방폐장 건설 승인을 안 해 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신월성원전 1, 2호기 건설 승인을 이미 해줬는데 바로 옆의 방폐장 부지가 연약 암반이어서 건설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면 정부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조건부 승인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당시의 조건부 승인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공개할 것을 정부와 한수원에 엄중히 요구한다.


  지난 3월 3일 미국 에너지부는, 30년 가까이 추진했던 네바다주의 ‘유카 마운틴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건설허가 신청을 철회하는 법적 동의서를 제출했다. 즉 유카 마운틴의 지질적 구조가 처분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쟁점 중 하나는, 수십만 년 전에 지하수가 흘렀던 흔적이 있었으므로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막 한가운데에서도 아주 오래 전의 지하수 흔적이 문제가 돼 처분장의 철회가 결정됐는데 경주 방폐장의 실상은 어떤가. 졸속 추진에다 밀어붙이기 행정은 더 이상 거론할 필요도 없다. 지하수의 유속이 빠르고 하루 천 톤이 넘는 물이 쏟아질 뿐만 아니라, 이번 조사단도 해수 침투의 가능성을 인정했듯이 해수 침투는 불을 보듯 뻔하다. 자연방벽이 이렇게 허술한데 인공방벽으로, 다시 말해 공학적 보강만으로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다니 조사단의 안전 불감증이 심히 우려된다.

  그리고 사일로 근처의 암질 등급은 평균 3.6 정도이지만, 3번 사일로 외에는 4등급, 5등급의 암반을 상당부분 포함하고 있다. 외부에 유출된 사업자 측의 내부문건에 의하면, 4등급은 국내외에 사일로 건설 경험이 없고, 5등급은 공학적 보강 방안이 없다. 즉 시공 및 안전성 확보가 불가능하다, 라고 한다. 그런데 조사단은 보강공법으로 시공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니 마치 주객이 전도된 것 같아 어느 쪽 판단이 옳은 것인지 우리는 혼란스럽다.

  

  얼마 전 KBS의 월드뉴스에 따르면, 독일은 ‘아세 중저준위방폐장’의 방사능 누출 우려 때문에 핵폐기물을 모두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수백 미터 지하에 12만6천 드럼의 폐기물을 보관하던 이 방폐장은 설계부실에다 저장 공간 간격이 너무 좁아 지반 주변에 균열이 발생하고, 저장고에 지하수까지 스며들어 시설물 전체의 붕괴 위험과 지하수가 방사능에 오염될 우려 때문에 결국 모든 핵폐기물을 꺼내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이전 기간 10년에, 이전 비용이 40억 EUR 즉 6조4,632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때맞춰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사례이다. 완벽을 자랑하던 원전 선진국 독일의 이런 불상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는 독일처럼 끔찍한 대가를 치르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합한 부지, 완벽한 설계, 완벽한 시공이 필수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졸속공사로 인한 부실시공이다. 공사 현장의 귀띔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지하로 더 내려갈수록 연약 암반과 지하수 때문에 굴진이 어려워 현재 예상보다 공사 기간이 더 소요된다고 한다. 자꾸 공기가 길어지고 추가 비용이 많이 들게 되면 시공사 측에서 무리한 공기 단축을 시도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실시공은 명약관화하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모든 설계와 시공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0. 3. 13.

경주환경운동연합

 

 *  자료문의: 경주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김익중(019-350-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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