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임시보관 개가 웃을 임시보관'
'동경주가 핵쓰레기장인가? 방폐장 완공후에 반입하라'
경주시 동해안 일대의 도로변에 심상치 않은 구호들의 현수막이 많이 나부끼고 있다. 하나같이 방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내용들이다. 방폐장 인근 어촌에 이런 현수막이 걸린 지는 수개 월 되었으나 이제 더 이상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현수막이 되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현수막의 개수가 부쩍 많아져 이 지역에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감돌더니 7월 29일(목) 감포수협 2층에 모인 70여 명의 어민들이 '방폐물 운반선 모의시험운항 계획에 따른 어선어업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발족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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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동해안 지역 현수막 방폐장 인수검사시설 임시사용 계획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어촌마을 곳곳에 걸려 있다. |
ⓒ 이상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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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위발족식 70여명의 어민들이 모인 가운데 '방폐물 운반선 모의시험운항 계획에 따른 어선어업자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했다. |
ⓒ 이상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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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를 발족시킨 경주지역 동해안 어민들은 6월 21일 이미 첫 모임을 가졌으며 지난 1개월여 동안 지역민의 요구사항을 모으고 한수원과 방폐물관리공단에 대응할 수 있는 단체를 준비한 것이다. 그러한 노력이 비대위로 나타났다.
비대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방폐물관리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운반선 모의시험운항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바닷길로 운송되는 방사성폐기물 즉, 영광, 울진, 고리에서 경주로 들어오는 폐기물은 안전한 해상 운송을 위해서 사전 모의시험운항이 필수적이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어민들이 비대위를 발족시키고 모의시험운항에 제동을 걸고 나온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방폐장은 이미 완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연악암반, 지하수 유출 등으로 방폐장은 2012년은 되어야 준공여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방폐장 준공이 수년 뒤로 미뤄진 상황에서 방폐물관리공단은 방사성폐기물을 처분장이 아닌 '인수검사 시설'에 임시보관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인수검사 시설'은 방사선폐기물을 저장하는 시설이 아닌 만큼 이곳 어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어민들이 더욱 우려하는 것은 방사성폐기물 해상 운송에 관한 관련 법안이 없다는 사실이다. 방사성폐기물은 특수 위험물질인 만큼 해상사고를 비롯한 폐기물 운반에 따른 피해조사 및 대처방안, 사전 안전대책수립, 수송선박 항로지정 등이 담긴 별도의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폐물관리공단은 이러한 제도적 준비는 등한시 한 채 방사선폐기물의 조기 반입만을 추진해 온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수송선박 항로지정 등을 요구할 때마다 방폐물관리공단에서 돌아온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답변이었고 한다. 법안이 없으니 당연히 저촉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방폐물관리공단은 어민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수용하여 방폐장 및 해상수송의 안전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요구사항 |
-방폐물 수송선박 접안시설(물항장) 100M 증축에 따른 환경피해조사 요구.
-방폐물 운반선 운항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해상사고 및 그에 따른 피해조사 요구.
-'방폐장 현안사항을 해결을 위한 지역공동협의회'에 어업인 대표를 포함시킬 것.
-해상수송 관련 법규제정을 공단 측에서 국회에 요구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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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포항구 비대위 구성이 논의 중인 감포농협 2층에서 바라본 항구가 더 없이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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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상깃발 감포항에 정박 중인 선박에도 해상수송을 규탄 깃발이 걸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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