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자로 설치식에 참여하는 박근혜 대통령
UAE 원전 수주 계약서부터 공개하라
◯ 온 국민이 세월호 참사의 고통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UAE에 수출된 1400메가와트(MW)급 원자로 설치식에 참석해 해외 순방에 나선다. UAE 원전 수출 건은 각종 의혹과 특혜 시비가 일고 있어 관련 계약서를 공개하고 전말을 검증을 해야 할 사항임을 감안할 때, 박근혜대통령이 국면전환용을 위해 위험한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 원전 설계의 원천 기술도 없는 우리나라가 UAE 원전 수출이 가능했던 것은 적자를 상정한 싼 가격, 특전사 파병, 100억 달러 금융지원 등의 특혜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손해를 약속한 값이라는 의혹이 있다. 가동 경험도 없는 APR1400 원전의 60년 가동을 보증하고, 고정가격제, 핵폐기물 처분 보증 등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이 져야할 사회적∙경제적 피해는 상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 될 것이다.특히 UAE정부는 APR1400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 미국 핵규제위원회 설계인증을 계약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태다. 미국 핵규제위원회의 설계 인증은커녕 서류접수조차 거부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 게다가 원전 수출은 위험과 재난의 수출이다. APR1400 설계인증은 물론 국내 원전 안전성 담보도 못하는 상황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원전수출을 하는 것은 나쁜 수출이다.
◯ 애초 원전 수출 성과도 부풀려졌다. 이명박 정부는 400억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고 선전했지만 실상 원전 건설은 180억 달러 규모에 불과하고, 나머지 200억 달러는 원전을 운영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익을 산정한 것이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 방문이 나머지 200억 달러짜리 운영계약을 따내기 위한 것이라지만 계약 조건을 두고 사업성이 있는지부터 따져 봐야할 UAE 원전 수출 건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시점에 순방까지 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후보 이전부터 UAE 원전 수출 계약이 100억 달러 금융지원 등의 특혜를 배경으로 추진되었음을 측근을 통해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UAE 원전 수출 계약 조건과 사업성 등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국면전환과 치적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어 실망스럽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고통에 빠진 국민들을 뒤로하고 UAE 원자로 설치식에 참석할 것이 아니라, 국민사기극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UAE 원전 수출의 전말을 공개하는 것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건설 초기 단계인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2014년 5월 19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시재 장재연 지영선 사무총장 염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