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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
구멍 뚫린 원전안전부터 제대로 해결하라
어제 KBS의 보도에 따르면 원전 제어망 내에서 컨픽커 웜과 트로이목마 등 악성코드와 군사 무기 급 바이러스인 ‘스턱스넷’ 치료 흔적까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원전 제어망은 외부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어 안전하다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의 발표를 뒤집는 결과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연말 해킹 사건을 통해 원전과 관련된 중요한 문서들이 유출되었고, 원전 안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음이 드러났다. 안그래도 각종비리와 끊임없는 사건사고로 인해 원전의 안전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더 키우게 된 사건이었다. 문제는 현재까지의 조사를 통해 밝혀진 부분이 다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와 같은 일들을 반복할 것인가.
그동안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한국의 원전 가동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높다는 점을 자랑해왔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그만큼 안전을 위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원전은 단 하나의 작은 문제가 생겨도 가동을 할 수 없고, 작은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더구나 이번에 발견된 ‘스턱스넷’의 경우 2011년 이란 핵시설의 원심분리기 작동을 마비시키는 바이러스였다는 점에서 우리 원전의 보안에도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는 점을 명확히 진단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원전안전에 대한 제대로 된 점검과 대책마련은 뒤로한 채 노후원전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고, 영덕 등 신규원전 건설에만 속도를 내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예산정책처의 보고서에서도 발표되었듯이 월성1호기, 고리1호기 등은 수명연장하지 않아도 전력공급에 전혀 차질이 없다고 한다. 또한 삼척과 영덕의 신규원전의 경우 지금 당장 급하게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
지금은 원전의 수명을 무리하게 늘리거나, 신규원전을 추진하는 것보다, 안전을 강화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전가동을 우선시하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산업부에만 이 문제를 맡겨놔서는 안된다. 오히려 안전을 담당하는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나서서 사이버테러 피해실태를 점검하고, 예방대책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5년 2월 17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시재 장재연 지영선 사무총장 염형철
*문의: 환경운동연합 원전안전특위(안재훈 010-3210-0988, potentia79@kfe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