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의 생태이야기(5)
여름계곡의 물속 주인공 강도래
여름 숲 정말 숨이 턱에 차오른다.
숲과 숲의 밖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온도 차이가 난다.
늑장을 부린 탓에 11시가 되어서야 벌을 서듯 힘없이 타들어가는 햇볕을 온몸으로 거부하듯 굽은 등을 재촉해 숲의 그늘에 당도했다.
함께 동행해준 까치 선생님도 얕은 한숨을 몰아쉰다.
물론 온도차는 온도계가 없어도 10℃이상은 날 것 같았다.
숲과 숲의 밖은 여름은 여름 데로 겨울은 겨울 데로 항상 온도와 습도의 차이가 일정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숲이라 할 수 있는 기준중 하나가 온도 차인데 4~5℃이상 차이가 나는 곳을 숲이라 한다.
이 시원한 계곡에 당도 했으니 우리는 차를 한잔 마신다.
순간 계곡 바위 주변에 띄엄띄엄 흑갈색으로, 이 맘 때쯤이면 늘 보아온 반가운 물속곤충의 탈피껍질이 보인다.
바로 진강도래의 탈피껍질이다.
가장 많이 숲의 물속을 지배한다면 지배하는 친구다.
차를 마시며 계곡 주변을 살핀다.
탈피껍질을 발견했기에 분명 근처에 숨어서 인간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을 터이다.
알고 살피니 내 눈에 띌 수밖에....
그늘의 잎새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을 뻔 한 탈피껍질의 주인공 진강도래가 보인다.
물속에서는 2~3년을 애벌레로 살아간다.
어른벌레의 비슷한 모습으로 몸은 큐티클의 딱딱한 갑옷을 입었다.
그리고 물속에서는 대적할 곤충이 거의 없을 정도다.
물론 우리 인간의 기준에서 포악한 잠자리의 학배기(애벌레)마저도 강도래와는 대적하지 않으려고 한다.
곤충은 적당한 굵기에 몸길이가 2cm를 넘어가면 곤충류 중에서는 강적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물속의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종령애벌레로 숲 땅을 밞는 순간 번식의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 짝짓기를 하고 나면 암컷은 알을 낳고 수컷은 조용히 숲의 한 부분으로 생을 마감한다.
이렇게 진강도래는 세대가 2~3년이다.
우리 인간은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며 살아가는 날이 온다고 한다.
얼마 전 저온 현상으로 6월20일경 아파트 단지 내 백목련, 자목련이 피는 것을 보았다.
인간이라는 종은 기후환경의 변화 속에서 얼마나 강인한 종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세대가 그나마 짧은 진강도래는 분명 유전자속의 강한 변화를 시도 할 것이다.
우리는 원자력이라는 거대한 거짓 앞에 한 종으로 고통스럽게 사라질 지도 모른다.
우리보다 우리의 아이들, 아이들이......자라서.
진강도래 탈피껍질
진강도래 어른벌레(성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