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영화 <야만의 무기>를 보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주에서는 수명이 다한 월성 1호기 폐쇄 촉구 활동과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방폐장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시민들이 이전 보다 더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마침, 4월 25일이 체르노빌 핵사고 25주년 이어서 전국에서 원전과 관련된 행사들이 많이 있었고 경주에서도 이와 관련해 ‘야만의 무기’를 무료상영 했었습니다.
‘야만의 무기’.... 제목만 놓고 보면 대개들 전쟁 영화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2003년부터 2005년 까지, 부안 시민들의 방폐장 유치 반대 활동을 담은 다큐입니다.
주민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정책이 얼마나 큰 상처와 혼란을 초래하는지, 위험부담이 큰 정책을 밀어붙이려 할 때 어떤 유혹으로 눈가림을 하는지, 이런 부조리에서 생명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싸워야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원래 상영 시간은 두 시간이 넘는데 부산 국제 영화제 상영 이후 일반 관객을 위해 편집을 했어도 한 시간 반이 넘는 영화입니다.
관심없는 사람들은 지루하다고도 하는 다큐입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경주에서 상영했을 때 함께 본 모든 분들은(초등학생들도 몇 있었습니다.) 끝까지 집중해서 보셨고, 다 보고 난 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경주 사람들이 다 봐야한다고 하셨습니다.
2005년 방폐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 ‘당시 경주 시민이었고, 투표에 참여하셨던’ 분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당시 경주에 없었던’ 저는 광주항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부안 주민들은 ‘생사를 건 투쟁’으로서 처절히 맞서는데 다른 지역 시민들은 몰랐다는 것과, 일방적 권력이 폭력과 억압, 속임수를 쓰는 모습이 그랬습니다.
경주도 부안 사람들 만큼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적지 않은 혼란과 상처를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의 골은 지금도 진행중이구요.
2003년부터 2년 동안 부안에서 그렇게나 오래, 처절하게 싸웠는지는 경주 시민들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민들도 몰랐을겁니다.
평범한 진리를 다시 깨닫습니다.
‘네 문제’가 ‘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므로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당장 나만 잘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욕심보다 ‘우리’와 후손이 다함께 잘 살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영화는 ‘위도 띠뱃놀이’로 시작하고 끝을 맺습니다.
액과 혼을 달래어 보내는 동시에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며 띠로 만든 배를 떠나 보내고,
용왕굿으로 단합과 화합의 장을 만듭니다.
월성 1호기와 방폐장 공사를 두고 봤을 때, 앞으로 경주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잘못과 상처를 넘어 옳은 선택을 위해 모두 마음을 모아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에 더 관심을 갖지 못했던 것, 보다 열심히 활동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우시다면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폐쇄, 방폐장 공사 중단 촉구 활동에 힘을 보태주세요.
못보신 분들을 위해 ‘야만의 무기’를 다음 주부터 5월 말까지 상영합니다. 단체 상영 요청하시면 어디든 찾아갈 예정이오니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
* 관련 내용 더 보기 => http://cafe.daum.net/gjkfem/J3S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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