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핵발전4 |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시설 망령1>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간사라고 했다. 그래도 그 한치 앞을 알기위해 사람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무당을 찾는 사람부터 통계학을 이용한 분석까지 이뤄진다. 어찌 보면 모든 경제활동이 ‘한치 앞을 알기 위한’ 행위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특히, 금융업에서는 100% 미래의 자산가치를 분석하고, 상품을 기획하여 고객들에게 판다. 제조업의 신규투자, 생산라인 증설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 한치 앞을 두고 시민사회도 종종 설왕설래를 한다. 2005년 경주가 그러했다. 중저준위 핵폐기장 유치를 반대하는 쪽과 찬성하는 쪽이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설왕설래를 했다. 그중 한 가지 사안이 ‘고준위 핵폐기물(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것이었다.
찬성하는 쪽은 경주에 고준위 핵폐기물이 50%이상 있는데, 중저준위 핵폐기장을 유치하면 고준위 핵폐기물을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찬성측은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들었다.
반대하는 쪽은 경주에 중저준위 핵폐기장을 유치하면 결국 고준위 핵폐기장까지 경주에 건설된다고 했다. 반대측은 법은 바꾸면 되고, 외국의 사례를 볼 때 그러하다고 했다.
설왕설래가 끝난 지 6년이 되어간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최근 이에 대한 의미심장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현재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맡고 있는 천영우란 사람이 2010년2월17일 미국의 고위관리를 만난 자리에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시설’(이하 재처리시설)을 한국에 건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로비를 했으며, 구체적인 장소로 경주가 거론된 사실이 여러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명서를 통해서, 언론사 기자들은 취재를 통해서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에게 재처리시설 경주 유치 진위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청와대에서는 공식적인 해명이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 간다면 설왕설래의 진실은 ‘반대측’으로 기울어지는 듯하다. 경주로서는 끔찍한 현실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재처리시설’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뽑아내는 공장이다. 이런 공장을 경주에 짓는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고준위 핵폐기물이 경주로 들어온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뽑는 재처리는 핵발전보다 사고의 위험성이 훨씬 크다. 플루토늄은 세슘이나 요오드보다 방사선량이 1만 배나 많은 죽음의 재다. 그러므로 핵발전소는 41개 나라에 있지만 상업적으로 재처리를 하는 국가는 프랑스, 영국, 러시아 3개국에 불과하다.
6년 전 우리의 ‘한치 앞’ 예측이 틀렸기를 바라면서, 다음호에서 재처리시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