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 제59회 목월백일장 성료
1968년 시작된 59년 문학의 전통…코로나 팬데믹도 멈추지 않은 한국 대표 백일장
전국 700여 명 참가…대상에 경북외고 김가윤 학생 '스위치' 영예
▲ 지난 13일 경주 황성공원 목월시비 앞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제59회 목월백일장에서 백일장 수상자와 심사위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현혜 기자
(경주=미래일보) 공현혜 기자 = 한국 현대시의 거목 박목월 시인의 문학정신을 계승하는 제59회 목월백일장이 지난 13일 경주 황성공원 목월시비 앞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경주시와 경상북도경주교육지원청이 후원하고, (사)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가 주관한 이번 백일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초·중·고교생과 대학·일반부 참가자 등 700여 명이 참여해 박목월 문학의 향기를 함께 나눴다.
행사는 박목월 시비와 '얼룩송아지' 노래비에 헌화하는 의식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목월 시인의 문학세계를 되새기며 주어진 시제에 따라 운문 작품을 창작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 지난 13일 경주 황성공원 목월시비 앞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제59회 목월백일장에서 참가자들이 원고지를 배부 받고 있다. /사진=공현혜 기자
목월백일장은 1968년 시작된 국내 대표 문학행사 가운데 하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졌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도 행사를 중단하지 않고 비대면 공모 방식으로 전환해 매년 대회를 이어오며 '단 한 해도 쉬지 않은 백일장'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지켜왔다.
목월백일장의 출발은 한국 현대문학사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1968년은 한국 현대 신시(新詩) 60주년을 기념하던 해로, 경주 황성공원에는 박목월 시인이 작사한 동요 '얼룩송아지' 노래비가 세워졌다.
이를 계기로 경주문인협회가 향토 문학 진흥과 박목월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1회 목월백일장을 개최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 지난 13일 경주 황성공원 목월시비 앞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제59회 목월백일장에서 백일장 대상 수상자 김가윤(경북외국어고1) 학생이 대상 작품 ‘스위치’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공현혜 기자
올해 대상은 경북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김가윤 학생이 출품한 작품 '스위치'가 차지했다. 김가윤 학생은 시상식에서 직접 작품을 낭독해 큰 박수를 받았다.
부문별 최우수상은 ▲초등 저학년부 김담우(흥해서부초 1학년) ▲초등 고학년부 유현서(유림초 5학년) ▲중등부 이진국(김천중 1학년) ▲고등부 이준혁(문화고 2학년) ▲대학·일반부 김수빈(울산 북구) 씨가 각각 수상했다.
지도교사상은 월성중학교 김인숙 교사에게 돌아갔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모두 67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 지난 13일 경주 황성공원 목월시비 앞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가운데 박목월 노래비 '얼룰 송아지'. 목월백일장의 시작은 이 노래비에 헌화부터 시작된다. /사진=공현혜 기자
박목월(본명 박영종) 시인은 경북 월성군(현 경주시) 건천읍 모량리에서 태어났다. 현재 생가는 경주시 건천읍 모량리에 보존되어 있다.
1933년 대구 계성학교 재학 시절 동요 '퉁딱딱 통짝짝'과 '제비맞이'가 각각 잡지에 당선되며 문단 활동을 시작했고, 1939~1940년 <문장>지 추천을 통해 본격적인 시인으로 등단했다.
1946년에는 조지훈, 박두진 시인과 함께 한국 현대시의 기념비적 시집인 <청록집>을 간행하며 자연과 생명, 서정을 노래한 '청록파'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산새알 물새알> 등 동시집과 여러 권의 시집을 발표하며 한국 현대시의 한 축을 이끌었다.
국민훈장 모란장과 대한민국문학상, 서울시문화상, 아세아자유문학상 등을 수상한 박목월 시인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서정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후에는 신앙시를 모은 유고집 <크고 부드러운 손>이 출간됐으며, 친필 시 노트 80권에서 발굴된 미발표 작품들을 엮은 <박목월 육필 시 노트> 전 10권도 간행돼 그의 문학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조명하고 있다.
반세기를 훌쩍 넘긴 목월백일장은 단순한 문예 경연을 넘어 한국 현대시의 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살아 있는 문학교실이다.
'얼룩송아지' 노래비 앞에서 시작된 작은 백일장은 이제 전국의 문학 꿈나무들이 모여 언어의 씨앗을 심는 대표적인 문학 축제로 성장했다.
한 편의 시가 한 사람의 삶을 바꾸듯, 목월백일장은 앞으로도 한국 문학의 미래를 밝혀 줄 새로운 시인들의 출발점으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