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미 은총의 동산 - 삼위일체 하느님을 향한 기도와 묵상의 장소 |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365-1
세미 은총의 동산은 성 이시돌 목장의 한 부분이다. 이시돌 목장을 개장한 분은 아일랜드 출신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한국명 임피제) 신부이다. 그는 1954년 4월 성 골룸반 외방선교회 소속으로 제주도에 와서 한림성당 주임으로 사목하면서 1961년 11월에 이 목장을 개장하였다.
그는 당시 가난한 제주도민들에게 자립의 기틀을 마련해 주고자 목장 개장과 동시에 제주농민들을 돕기 위하여 성 이시돌 농촌개발 협회를 설립하였다.
목장 이름 성 이시돌은 1110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가난하고 비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농장 일꾼으로 성장했지만 하느님에 대한 신심은 매우 깊었다. 마리아 토리비아라는 여자와 결혼하여 가난하게 살면서도 늘 이웃을 도왔다. 한번은 이시돌이 밭을 갈았는데 한 고랑을 갈면 세 고랑이 갈렸다. 이는 천사 둘이 나타나서 이시돌을 도왔기 때문이다. 농장 주인이 직접 목격했다고 전한다. 이로 인해 많는 농부들이 그를 우러러 보게 되었으며 60세로 죽자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그를 농민의 주보 성인으로 선포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와서 가혹한 수난을 받고 살아온 제주도민들이 언제나 찾아와 기도할 곳이 필요하다는 제주교구의 뜻에 따라 임피제 신부는 목장 뒤 약 80,000평을 할애하여 순례지로 본격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제주교구장 김창렬 주교는 이곳을 삼뫼소 은총의 동산으로 명명하고 교구의 대표적인 순례지로 지정했다.
세미 은총의 동산의 원래의 지명은 삼뫼소이다. 삼뫼소란 세 개의 산봉우리(제주도 말로는 오름)로 둘러싸인 못이란 뜻이다. 2009년 5월 15일 제주교구는 성 이시돌 목장 내 삼뫼소 및 십자가의 길 축복식을 가진 뒤 삼뫼소란 명칭을 새미 은총의 동산으로 변경하였다. 새미는 주님의 은총과 순례객의 기도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영문으로는 SAEMI로 표기해 Sanctus(거룩한), Anima(영혼), Evangelium(복음), Meditator(중개자), Imago Dei(하느님의 모상)라는 뜻을 담았다
새미 은총의 동산은 1986년부터 조성된 묵주기도의 호수(삼뫼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삼뫼소는 400미터가 넘는 둘레에 돌과 나무를 이용해 15단 묵주 형태를 이루고 있다. 연못 앞 십자가에서 사도신경을 바친 후 연못을 한 바퀴 돌면서 묵주기도를 바친 후에는 자연스럽게 루르드의 성모동굴을 본뜬 성모동굴 앞으로 나오게 된다. 동굴에는 성모상과 제대가 설치되어 있고 그 앞쪽으로 4-5백 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놓아 야외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하였다.
새미 은총의 동산에는 예수님의 탄생부터 최후의 만찬까지 예수님의 공생활 중 12개의 주요 사건을 테마로 해서 조성된 예수님 생애공원을 비롯해 직접 십자가를 지고 갈 수 있는 십자가의 길 체험장과 대형 조각상으로 재현한 대형 십자가의 길 14처가 새로 마련되어 있다.
또한 생애공원과 삼뫼소 중간에는 2001년 10월 14일 봉헌된 삼위일체 대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대성당의 전체 모양은 아일랜드식의 독특한 켈틱 십자가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밖에도 성 이시돌 목장은 성 이시돌 양로원, 피정 센터, 젊음의 집, 천주교 금악교회, 성 이시돌 어린이집, 글라라 관상 수녀원, 농촌산업협회 등이 들어서 있다.
오후 2시경 도착. 새미은총의 동산이 새겨진 성벽 같은 담장이 막아서는데 그 좌우에 출구와 입구가 각각 나 있다. 성벽 앞에는 예수님 탄생을 예고했던 가브리엘 대천사가 맞이한다. 입구를 통과하자 바로 복음 테마파크 예수님 생애공원이 펼쳐진다.
예수님 생애 공원
예수님의 탄생부터 최후의 만찬까지 예수님의 공생활 중 12개의 주요 사건을 테마로 조성된 조각 공원이다. 모두 실물 크기로 제작하여 엄청난 조각느낌이 들며 미로처럼 길이 나있어 최소의 공간에 많은 조각상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군데군데 동백꽃과 아열대성 푸른 나무들로 둘려져 있어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예수님의 탄생 - 황제의 칙령에 의해 호적 등록을 하기 위해 약혼 중인 요셉과 마리아는 나자렛을 떠나 다윗 고을인 베들레헴으로 갔다. 거기서 해산을 했는데 말 구유였다.
▲세례를 받으시다 - 예수님께서 갈릴레아를 떠나 요르단으로 가서 세례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셨다. 그때 성령이 내리고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소리가 들렸다.
▲광야에서의 유혹 -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가서 40일 단식하신 뒤 악마로부터 세상의 부와 권세를 다 주겠다는 세 가지 유혹을 받으시고 이를 물리치시고 천사들의 시중을 받으셨다.
▲카나의 혼인잔치 -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나의 혼인잔치에 가셨다. 잔치 중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물독의 물을 모두 포도주로 변하게 하셨다. 예수님이 행하신 첫 기적이었다.
▲풍랑을 가라앉히다 -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널 때 풍랑이 일어나 위험했다. 제자들이 주무시는 예수님을 깨우자 예수님이 믿음이 약한 제자들을 꾸짖으시며 파도를 잠재우셨다.
▲열두 제자를 파견하시다 - 예수님이 중풍병자를 고치시고 제자들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셨다. 군중들은 이를 보고 두려워하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오천 명을 먹이시다 - 갈릴레아 호수 건너편에서 모여든 군중이 먹을 것이 없자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사람을 먹인 기적을 보이셨다. 이른바 오병이어(五餠二魚) 기적이었다.
공원 안 동백꽃
▲사마리아인과 이야기하시다 - 예수님과 제자들이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로 가는 도중 사마리아를 지나면서 사람 취급을 하지 않던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여 마시며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 마실 것을 권하였다.
▲나자로를 다시 살리시다 - 죽은 지 4일이 지나 이미 돌무덤 속에 들어 있는 나자로를 살리시고 그의 누이 마르타에게 “믿기만 하면 하느님의 영광을 볼 수 있다”고 가르치셨다.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다 - 파스카 축제를 지내기 위해 예수님께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자 많은 군중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를 외치며 예수님을 환영하였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다 - 파스카 축제 전날 만찬 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 중에서 자신을 팔아넘길 일을 아시고,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수건으로 닦으셨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하는 일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였다.
▲성찬의 전례를 제정하시다 - 수난 전 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만찬을 하면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라고 하시고 포도주 잔을 들고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고 말씀하셨다. 이른바 최후의 만찬이다.
다시 걸음을 옮기니 갈래길이 나타난다. 왼쪽으로 가면 임피제(맥그린치) 신부님 묘소와 묵주기도 호수가 있고 오른쪽으로 십자가의 길이 이어진다. 일단 십자가의 길을 가기 위해 오른쪽으로 향했다.
삼위일체 대성당
2001년 10월 14일 봉헌된 삼위일체 대성당의 전체 모양은 아일랜드식의 독특한 켈틱 십자가 형태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아일랜드는 이시돌 목장의 창립자 맥그린치 신부의 고국이다. 성당은 약 3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대성당 옥상 부분에는 야외미사를 볼 수 있는 야외성당으로 엄청나게 크다. 중심에 제단을 두고 사방에 십자가 날개 형태를 하고 있다. 약 5천여 명이 함께 야외미사를 거행하거나 각종 공연 및 행사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겟세마니 동산
야외 성당 앞 십자가의 길 시작 지점에 있다. 예수님께서는 잡히시기 직전 올리브산 겟세마니에서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라고 하시고 혼자 떨어져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간절한 기도에 땀이 핏방울처럼 땅에 떨어졌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제자들은 지쳐 잠들어 있었다. 어떤 성지에서는 겟세마니 동산을 조성하면서 잠든 제자들의 상도 배치하기도 했다.
십자가의 길
이 공원에서 조각의 압권은 바로 십자가의 길이다. 묵상과 기도로 걷는 십자가의 길에는 예수 수난의 15장면 130점이 넘는 대형 조각으로 세워져 있다. 다른 성지에도 조형물을 설치한 십자가의 길은 빠지지 않지만, 이곳의 십자가의 길은 최대 규모로 일컬어질 만큼 규모부터가 다르다.
조각가 박창훈 씨가 실제 크기의 인물 조각으로 성서의 장면을 그려냈는데, 세심한 묘사와 사실감이 뛰어나 마치 성화(聖畵) 속으로 들어선 듯하는 느낌이다. 특히 수난의 시간을 가로지르는 예수님의 고통스러운 표정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듯하다.
각처마다 책자형 안내석으로 표제를 삼아 다수의 인물상을 조성하여 각 주제를 드러냈다.
제1처 -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대리석 기둥을 세워 빌라도 법정을 나타내었고 수난의 예수님 상을 형상화했다.
제2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주 예수님, 당신께서 이 무거운 십자가를 기꺼이 지셨으니 저희도 주님이 허락하시는 모든 십자가을 기꺼이 지게 하소서.
제4처 -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제5처 -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제6처 -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드림을 묵상합시다.
제7처 -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제14처 -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십자가의 길이 끝나는 지점에 당도하면 하늘이 열리고 호수 삼뫼소가 나타난다.
묵주기도의 호수(삼뫼소)
주위의 삼나무 숲과 제주의 하늘을 거울처럼 비춰내는 삼뫼소는 15단 묵주형태로 조성돼 있어 주위를 돌면서 명상을 하기에 적당하다. 호수 주위에는 야외미사를 진행할 수 있는 성모동굴도 있고, 부드러운 오르막길 끝에는 저마다 다른 목적의 기도에 맞는 제단이 세워진 봉긋한 오름 정상이 있다.
일행과 떨어져 삼뫼소를 둘러보고 나오니 다들 이시돌 센터 카페에 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목을 축이고 새미동산을 떠났다.
오후 3시 20분.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관덕정으로 향했다. 제주시 시내에 있어 꽤 먼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