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정육점에서 쇠고기를 구입할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육색이다. 즉, 쇠고기의 색깔은 소비자가 쇠고기를 구매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시 여기는 항목 중 하나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쇠고기의 색깔은 육질(연도, 맛, 보수성, 영양성 등)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용가능한 갈색 고기를 변질된 고기로 간주하여 구매를 기피한다. 따라서 한우고기가 시장에서 잘 판매되기 위해서는 좋은 육색을 장시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우고기의 육색이 무엇에 의해 어떤 기작으로 변하는지 이해하여 이를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신선한 한우고기의 붉은 색은 주로 마이오글로빈 (myoglobin)이라는 색소물질에 기인하며, 잘 방혈된 한우고기 속의 마이오글로빈 함량은 전체 육색소의 약 90% 정도를 차지한다. 한우고기의 육색을 결정하는 마이오글로빈의 함량은 연령, 성별, 거세유무, 부위 및 운동정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것은 품종과 사육방법이 다른 수입육과 한우고기의 육색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같은 한우고기라도 할지라도 사양방법 또는 사료에 따라서도 육색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기를 구성하는 근섬유는 크게 적색근섬유와 백색근섬유 두 종류로 구분하는데, 적색근섬유가 백색근섬유보다 많은 마이오글로빈의 함량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적색근섬유를 많이 함유한 고기가 더욱 붉은 색을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육용용보다 역용용 쇠고기가 마이오글로빈 함량이 높고, 연령이 많아질수록 마이오글로빈의 함량은 증가하며, 수컷이 암컷이나 거세한 수컷보다 더욱 짙은 육색을 보인다. 같은 한우의 도체내에서도 부위에 따라 적색근섬유와 백색근섬유의 조성이 다르기 때문에 마이오글로빈 함량도 달라지며, 운동량이 많은 사태가 운동량이 적은 등심보다 마이오글로빈 함량이 많아 육색이 짙다.
한우고기의 육색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마이오글로빈의 함량이지만, 이 마이오글로빈의 화학적 상태 또한 육색 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이오글로빈은 복합단백질로 단백질 부분과 비단백질 부분이 합쳐 하나의 마이오글로빈 구조를 형성하는데, 단백질 부분을 글로빈 (globin)이라고 하고 비단백질 부분은 힘 (heme)이라고 한다. 이 힘은 다시 철원자 (Fe)와 포피린 (porphyrin)이라는 부분으로 나눌 수 있으며, 포피린의 중심에 철원자가 위치하고 있다. 철원자는 모두 여섯개의 결합부위를 가지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4개의 질소원자와 결합하고 있으며, 다섯번째 결합부위는 글로빈과 연결되어 있고, 여섯번째 결합부위는 마이오글로빈의 상태에 따라 수분분자나 산소분자가 부착될 수 있다.
한우고기의 색깔은 바로 이 철원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즉 철원자가 환원철인 2가 (Fe2+)이면 이를 디옥시마이오글로빈 (deoxymyoglobin)이라고 하며 육색은 암적색이 된다. 만약 환원 철원자의 여섯번째 결합부위에 산소분자가 결합하면 이를 옥시마이오글로빈 (oxymyoglobin)이라고 부르고 육색은 밝은 선홍색이 된다. 또 철원자가 산화하여 산화철인 3가 (Fe3+)로 되면 육색은 갈색으로 변하며 이를 메트마이오글로빈 (metmyoglobin)이라 부른다.
유통에 있어 한우고기를 진공포장하면 마이오글로빈은 산소와 접할 수 없기 때문에 디옥시마이오글로빈 상태를 유지하며 암적색을 띄게 된다. 그러나 한우고기를 절단하여 공기중에 노출시키면 디옥시마이오글로빈은 산소화되어 옥시마이오글로빈의 밝은 선홍색으로 변하는데 이를 홍색화 (blooming)라고 한다. 이 홍색화는 약 30분 내외에서 완료된다. 그런데 밝은 선홍색의 옥시마이오글로빈은 냉장진열시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약 4일이 경과하면서부터 산화에 의해 메트마이오글로빈으로 변하고 육색은 갈색이 된다. 일반적으로 고기의 변색은 디옥시마이오글로빈의 암적색이나 옥시마이오글로빈의 선홍색을 제외한 비정상적인 색을 지칭하는데, 메트마이오글로빈의 갈색도 이에 포함시킨다. 한우고기의 변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며 이에는 온도, pH, 미생물, 광선, 금속이온 등이 있다.
한우고기를 높은 온도에 저장 또는 진열하면 고기내 환원효소들의 활력이 증가하고 지방산화가 촉진되어 산소소비량이 많아짐으로써 마이오글로빈의 산화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낮은 산소압을 제공한다. 또한 온도증가에 따라 옥시마이오글로빈의 산소분자가 쉽게 유리되어 자동산화가 일어나게 된다. 한우고기의 높은 pH (dark-cutting육)는 변색의 원인이 된다. 낮은 pH 에서는 육조직내 유리수 함량이 많아지며 마이오글로빈의 산화가 쉽게 이루어져 육색이 엷어지며, 반면 높은 pH에서는 환원효소들의 활력이 높아 육표면의 옥시마이오글로빈의 함량이 적어지고 디옥시마이오글로빈의 함량이 많아져 육색은 짙어 진다. 육표면의 호기성 미생물의 성장은 산소압을 저하시켜 메트마이오글로빈의 갈색형성을 촉진시킬 수 있는데, 고기의 부패수준인 107/cm2 이하 에서도 이러한 변색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미생물들은 다양한 화학물질들을 생산하여 한우고기를 회색 또는 녹색 등으로 변색시킨다.
식육판매점에서 한우고기를 진열판매 할 때 광선에 의해 고기의 변색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는 광선에 의한 육표면의 온도증가와 다양한 파장의 광화학적인 이유에 기인한다. 변색은 광선의 파장 종류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푸른색이나 노란색 또는 자외선은 변색을 유발하지만 적색이나 녹색 파장은 변색을 유발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는 적색등의 사용보다는 적색 파장을 발산하는 백색형광등의 사용이 추천된다. 이 밖에도 구리, 철, 아연, 알루미늄 이온들은 마이오글로빈의 산화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구리이온의 효과가 가장 크다. 또한 소금도 지방산화를 촉진시키므로서 연속적으로 마이오글로빈의 산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한우고기의 판매에 있어 갈색의 메트마이오글로빈 형성을 지연 또는 억제하는 것은 한우전문판매점에서 진열판매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신선한 한우고기에서 마이오글로빈의 60% 정도가 메트마이오글로빈으로 존재할 때 고기의 육색은 갈색으로 인식된다. 이론적으로는 메트마이오글로빈은 다시 옥시마이오글로빈으로 가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지만, 실제 한우고기의 진열판매시 한번 형성된 갈색이 다시 선홍색으로 돌아가기는 불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소규모 식육판매점에서 발골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고기의 심부가 공기중에 노출될 확율이 높고, 여기에 포장을 하지 않고 진열판매한다면 마이오글로빈은 더욱 쉽게 산화되어 결국 메트마이오글로빈의 갈색화가 촉진될 것이다. 따라서 도축후 육가공공장에서 발골하여 곧 바로 진공포장 등의 부분육 포장을 하고, 제품판매시 고기를 소매육으로 절단한 다음 다시 소매포장하여 판매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또한 식육내 효소활동은 존재하는 산소의 양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pH와 온도가 증가할 때 활발해지므로 한우고기의 저장시 산소와 온도를 조절하여 효소활동을 최소화시키면 보다 장시간 옥시마이오글로빈의 선홍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쇠고기의 색깔이 변하는 이유' - 네이버 지식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