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역과 리을 사이
고정현
기역과 리을 사이에 있는
이라는 모음을 만났다
‘ㅣ’를
기역과 리을 사이에 세우면
길이 되고
기역과 리을 사이에 누이면
글이 되니
길은 세우고 글은 눕히고
어느 시인은
전망이라는 말을 발음할 줄은 알지만
높은 나무에 직접 올라가
너른 들판을 바라보지 않는다 했으니
이를 세우고 눕히는 것
길에서 글을 만나기 위해
낡은 가방을 둘러멘다
* 네 번째 시집
“기역과 리을 사이”가
어제 출간되었습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