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 2
고정현
부끄러울 것 없어
당당하게 드러냈지만
눈에 뜨이는 모습은
울퉁불퉁 보잘것없이
거칠어진 것들뿐입니다
파란 꿈이 노랗게 물들고
팽팽한 긴장이
후줄근한 늘어짐이 되어버린
그사이에 머물렀던 계절이
녹녹하지 않았겠지요
자신을 다 내어놓은 후
가치는
손아귀 안에서
깊은 향과 따뜻함으로 남겠지요
꿀과 어우러지는 섞임
모과 닮은 어머니의 손등
차 한 잔 끓여 내시고
기뻐하시던 웃는 표정
가슴이 만나는 겨울 아침입니다
제 4시집 "기역과 리을사이"에 수록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