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 역
고정현
새벽 두시 반
조합되지 않는 어휘를
서재위에 놓아두고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조치원 역
철로는
젊은이의 드센 발자국과
캐리어의 둔탁한 굴림과
히끗 한 노인의 무거운 한숨을
잠재우기 위해
어둠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새벽이 오기 전
어제의 하루를 묻어두어야
오늘의 하루를 받아 낼 텐데
짧은 휴식의 시간에, 철로는
그 모든 것들을 재울 수 있을까
어둠이 부르는 자장가가
안개를 불러, 역사를
포근하게 덮어주고 있다
*경자 년 첫 업무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모든 분들의 하루하루가
기대로 시작하여
보람으로 맺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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