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를 먹다
고정현
울컥 치솟는 화가
현관을 열고 몸을 밀어낸다
아파트 밖은
드센 바람이 어둠을 이용해
골목골목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
조치원으로 이사 온지 보름
생소한 먹자골목으로
몸을 집어넣으려 해보지만
걸음이 꾸물대며 주춤거릴 때
눈에 띈 칼국수 집 간판으로
혼자 식탁에 앉아
훌쩍거리는 아내가 보인다
칼국수 먹으러 나와
한 마디에 쪼르르 달려온 사람
그 후 아직까지
잘잘못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
201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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