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임 애 월
형체조차 갖추지 못한 것들이
전 지구를 뒤흔들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비자나 여권 없이도 가볍게 국경을 넘고
힘이 센 나라도 쉽게 공략할 수 있다
어둠 속에서 밀행을 자행하던 집단과
박쥐의 습성을 가진 숙주들에게
쉬이 옮겨 붙는 그들만의 강공법
야금야금 호흡기를 파고들어
허파를 갉아 먹으며 숨통을 조인다
자신들만 선택받겠노라고
턱을 치켜들던 오만한 생각들
속수무책 쓰러진다
죄가 없는 사람들 더욱 움츠러들고
거리는 겸손하게 조용해졌다
선전포고도 없이 은밀하게 시작된
포성 하나 없는 조용한 전쟁이
2020년 봄을 강타하고 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