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가리개
고정현
꼴값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천 원이면 감지덕지였는데
제 몸값을 마음껏 치 올립니다
양말 틈에 눌려있거나
수납장 구석에 놓여 있다가
겨울에나 꼴값하던 것이
제 세상 만났습니다
어렵사리 손에 쥔 사람들은
차마 즐거워하지 못하면서
호강 아닌 호강을 누립니다
그나마 라는 말에
고마워해야 할지 모르겠고
이 정도라도 라는 생각으로
그들의 수고를 칭찬해야 할는지
아직 입 가리개 한 장 못 산 나는
그것조차 생각하지 않습니다
필수품 영순위가 된 입 가리개
상황이 가치를 바꾸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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