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기자
기사입력 2020-06-09 [16:08]
청춘의 나이에 굴복하듯 지혜와 깨달음도 영원함은 없다
[강건문화뉴스 이현수 기자] 젊은 시절에는 하고 싶은 게 무언지조차도 몰랐는데
오히려 또 하고 싶은 일은 왜 그리도 많았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았다.
세월 흘러 나이라는 것을 먹고 보니 지금은 또 하고 싶은 게 많아도 할 수도 없거니와
본의 아니게 제약을 받는 일이 많아져 버렸다.
이래저래 세월 탓해보며 먹어가는 나이를 탓해본다.
인생의 나이 가을을 지나 는 시인 고정현에게 있어 하루하루의 삶은 예사롭지가 않다.
헤르만 헤세의 시처럼 모든 꽃들이 시들듯이 청춘이 나이에 굴복하듯이
생의 모든 과정과 지혜와 깨달음도 그때그때 피었다 지는 꽃처럼
영원하진 않으리 라는 생각을 떠올리는지도 모를 일이다.
언제나 모범적인 창작활동으로 후배 문인들의 귀감이 되는 그의 삶은
많은 작가들이 배우고 본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제대로 익어간다는 것, 제대로 ‘참 어른다우시다’라는
존경의 의미를 스스로 풍기는 우리 시대의 참 문인,
고정현 시인의 시 ‘나잇값 2’를 오늘은 독자들에게 소개하려 한다.
나잇값 2
고정현
식욕이 조금씩 손사래 치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섭니다
단잠도 그 끝을 말아 올리고
과거로 가는 길은 넓어지는데
작은 근심들은 소원 탑을 대신하여
길목마다 높이 쌓여 갑니다
뒷동산이 언제 그리 높아졌는지
옆 동네가 언제 저리 멀어졌는지
한숨이 잔기침 되어 흩어집니다
눈앞에 가물거리는 사연들은
촘촘하게 바느질되어 엮이고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것은
천천히 느리게 하라는 말이었습니다
내 마음은 어느새
색 바래버린 동화책이 되었습니다
< 고정현 시인 프로필>
경기 연천
문학21 시 등단. 시서문학 수필등단
문예마을 고문
시와 창작 편집 자문위원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수석 이사
경기시인협회 이사
한국미소문학 고문,
착각의 시학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