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장마
임 애 월
한 계절 내내 비가 내렸다
지긋지긋한 장마전선은
아직도
한반도 상공을 오르내리며 버티고 있다
광합성
그 뜨거운 노동이 그리운
이파리들도 차츰 지쳐가고
절벅절벅 물 먹은 뿌리혹박테리아
어둠 속에서 숨 막혀 익사하는 여름날
먼 데서 들려오는 산사태 소식
하늘은 무슨 생각으로
저 비구름 숲을 여태 거두지 않으시는가
습기로 가득 차 축축해진 전두엽의 반란
태양빛이 목 터지게 그리운 오늘
그냥 누군가를 열렬하게
원망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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