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ㄴ
고정현
사랑받으면서
숭배 받지 못하고
아름다우면서
존경받지 못하며
가까이 있으면서
늘 뒤에 머무르는 너는
받침 하나 옮김으로
신이 될 수 없어
시가 되어 주었고
받침 하나 옮김으로
신이라 불리지 않고
시인되어 준 너였구나.
*제 1집 “붉은 구름이고 싶다”에서
*한글날입니다. 개인적으로 시를 소개하는 날은 아니지만,
한 편 소개하면서......
연애 인들은 그렇다고 칩시다.
상호나 상품명도 그렇다고 칩시다.
사회 지도자들의 언어도 그렇다고 칩시다.
소설이나 수필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칩시다.
그러나 “시”에서 만은 그러면 안 됩니다.
토착화 된 외래어이거나 번역 불가능한 언어라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번역, 또는 우리말로 충분히, 확실하게
표현 할 수 있는 글조차 시에서 외래어를 사용하는 것은
삼가야 할 일입니다.
어쩌다가 그런 시를 만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그러려면 그 나라의 언어를 한글로 쓸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언어를 존중해서 그 나라의 글로 소개해야 합니다.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이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한글날이기에 제 속내를 드러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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