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아파트의 어느 母子
고정현
저녁 찬거리 검은 비닐봉지는
여인이 손에 들려 축 늘어져있고
봉지 들린 손 소매 자락을 붙잡은 채
종종걸음 하는 작은 아이는
송아지 입김을 뿜어내며 따르는데
아파트 입구 작은 포장에서
붕어빵 냄새가 종종걸음을 붙잡으니
아이의 작고 검은 눈동자는
붕어빵 아주머니의 손끝 갈고리에 걸려
뒤집어지고 엎어지며 빵틀 위를 헤맨다.
아이의 입김이 붕어빵 냄새를 쫓는 동안
엄마의 눈총은 한 겨울 칼바람 되지만
잠시 후
엄마의 하루치 출퇴근 교통비가
아이의 입 안에서 으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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