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시, 시조, 동시

코로나 블루 / 임애월

작성자嘉南 임애월|작성시간20.12.14|조회수69 목록 댓글 2

 

코로나 블루

 

임 애 월

 

 

그리운 것들이 많아지고

슬픈 일도 없는데 자꾸 눈물이 난다

비가 내려 우울하고

비가 내리지 않아서 쓸쓸하다

스러지는 노을빛 근처에서 서성이는

겨울철새의 가녀린 발자국도 아리다

입동 지나자 더욱 짧아진 하루해

마을 밖으로 향하던 길들이

짙어지는 산 그림자 뒤로 모습을 감추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늦가을 별빛은

먼 가지 끝에 아슬하게 걸려 있다

이 지상에 슬프지 않은 것들이 있었던가

절망의 순간마다 중심을 잡아주던

연민을 가장한 소소한 감정들도

언텍트, 비대면이라는

소통 부재의 늪 속으로 모두 사그라지고

어둠의 꼬리만 점점 길어져간다

 

 

 

<한국시학> 2020 겨울호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향기 이승남 | 작성시간 20.12.14 선생님 잘 지내시지요.
    애틋한 마음이 담기는 시 를 잘 읽고 갑니다.
    좋은밤되세요~♡♡♡
    댓글 이모티콘
  • 작성자단비 구향순 | 작성시간 20.12.22 시대의 어두운 부분
    이렇게 읽고 공감하니
    훨씬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