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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시조, 동시

[시]소멸하는 것은 아름답다 / 임애월

작성자嘉南 임애월|작성시간21.01.06|조회수45 목록 댓글 1

소멸하는 것은 아름답다

 

임 애 월

 

 

무지개가 아름다운 건

그 순간이 찰나이기 때문이다

노을빛도 순간이고

산 능선을 물들이는 단풍물결도

순식간에 계절을 건너간다

종이꽃보다 생화가 더 아름다운 것도

하루하루 소멸해가는 위태로운 목숨 때문이다

잠 못 드는 밤을 찬란하게 물들이던 별빛도

아침이면 태양빛 속으로 사라진다

짧은 시간을 불태워

절정의 순간을 살고

홀연히 사라지는 것들

지나온 것들은

그 상처마저 그리워지는 이유는

지금은 그 아픔이 소멸했기 때문이다

이 지상의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아름답다

 

 

- 시집 <그리운 것들은 강 건너에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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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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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단비 구향순 | 작성시간 21.01.07 상처마저 그리워지는 이유가
    그렇네요.
    좋은시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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