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고정현
시들어 가는 꽃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 말을 배우는 아가의 옹알이처럼
입술을 더듬으며 뱉는 말 몇 마디가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노인 보행기 손에 잡으실 때
조심하시라는 염려에 보여주는
어색한 웃음이 어여쁘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흔들리는 젓가락으로 보여주는
한 인생의 걸었던 길이
내게 큰 선물이었던 것도 알았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기억이
진한 그리움 되어버린 것을
이렇게, 떠나신 후 알았습니다
*제 4시집 “기역과 리을 사이”에 수록
송영수 작곡가에 의해 작곡되었으며
발표 후 음원으로 제작 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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