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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시조, 동시

신작로에서 110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1.02.14|조회수18 목록 댓글 0

신작로에서 110

                              고정현

 

 

시간은 내게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은 채

또각또각 여인의 하이힐 소리같이

정확하게 간격을 맞추어 걸어가고

나는 그 간격도 재어보지 못한 채

그 뒤를 따르고 있지.

 

얼마나 남아있는 지도 모른 채

무한정 남아 있을 것처럼 착각하면서

아까운 마음도 상실하고

지나간 시간은 추억으로 묶으면서

버리고 흘리며 더러는 잊기도 하지

 

시간을 재 볼 계산기는 어디에도 없어

 

 

*제 1시집 “붉은 구름이고 싶다”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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