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고 은 숙
벽과 벽 사이
고독한 노랫소리 흘러 다니고
권태와 피로가 섞인 알 수 없는 소리들이
미세한 틈을 파고들어와
단단한 평행의 구조물을 이루며
쉬파리 떼처럼 층층이 달라붙는다
가로 누운 층간을 타고
늦은 어둠 속을 떠다니는 괴성들
이웃이라는 관계가 주는 배려에
한계가 감정을 분열시켜도
전혀 눈치도 채지 못한 듯
갈수록 소리들은 온갖 화음을 섞는다
점점 굳어져가는 벽의 문 열어
가둔 마음 서로 헤아릴 수 있다면
잠의 끈 놓쳐버린 긴긴 밤
그 죽은 시간들 속에서도 화해의 싹은
다시 돋아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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