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孤雲寺에서
임 애 월
외로운 구름은 가지 끝에 걸려 있고
일주문 지붕 위로 돋아나는 상현달
얼어붙은 계곡물도 선잠이 든
겨울 산사는 지금 동안거 중
저녁예불 고요한 독경소리에
사바세계의 無明을 일깨우는 범종이 울었다
해동제일 지장도량 孤雲寺 극락전
아미타 부처님 그윽한 눈빛 아래서
원시림 끝에 걸렸다 사라지는
뜬구름이나 스캔하고 있을 때
누가 풀어놓았나
구름밭에 방목된 저 작은 별들의 행적
깊지도 얕지도 않던 어떤 인연 하나
배흘림 기둥을 지나
먼 별무리 속으로 천천히 흩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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