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그늘은 없다. 3
고정현
무덤덤한 눈으로 바라보는 수평선
무덤덤한 표정으로
지나친 섬들을 기억해본다.
이미 주어진 이름이 있겠지만
굳이, 나름의 이름을 붙여 주었던
용기도 성실도 최선도 실망도
첫 번째 생각했던 이름
아직까지 붙여주지 않은 이름
그늘 삼고자 하는 섬에게
언젠가 붙여주어야 할 이름
무덤덤한 가슴에
무덤덤하게 자리 잡고 있는
섬 이름 하나가 남아 있다
무덤도島
*제 3시집 “바다에 그늘은 없다”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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