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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시조, 동시

신작로에서 113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1.11.24|조회수5 목록 댓글 0

신작로에서 113 

                 고정현

 

      

시간은 내게 약속한 적이 없지만

어김없이 내게로 다가와

하루라는 이름에 표를 남기고 간다.

그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어떤 것으로 다듬을 것인지

그것은 내가해야 할 숙제일 뿐

시간은 거기까지 알려주지 않는다.

 

등줄기 타고 흐르는 땀만큼이나

내 삶의 흔적들이 내 몸을 훑고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지를 넘기지만

되돌려보면 딱히 곱씹을 것도

아파할 것도 없이

흐르는 대로 작은 선을 그으며

그렇게 또 한 번의 시간이 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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