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로에서 119
고정현
쏟아지는 비가 말하네요.
지금은 우산이 필요 없으니
굳이 힘들여 애쓰지 말라고,
아등바등 거려도
젖을 것은 다 젖는 법이라고요.
내리쬐는 햇볕이 말하네요.
지금이 우산을 말릴 때라고
가만히 펼쳐만 놓으면
염려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마를 것이라고요.
인생은
정답이 없는 것인데
진정 정답을 듣기 원한다면
세월에게 물어보라고
비도, 햇살도 내게 말을 하네요.
제 1시집 “붉은 구름이고 싶다”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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