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시, 시조, 동시

진상리에서 2 -뙈기밭-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2.04.04|조회수11 목록 댓글 0

진상리에서 2 -뙈기밭-

                   고정현    

 

 

왕건의 사냥터였을

군자산 허름한 허벅지 안쪽

햇볕이

그늘을 이기지 못하는 곳에

막대기 꽂고

자갈의 왕성한 텃세에 밀려

힘 못 쓰는 흙을 살리려

어머니 허리보다 높은

돌무덤 여러 개 쌓았지만

살아보려 애쓰는 옥수수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몰골로

아버지의 땀을 받아먹었고

강원도 정선에서 가져온

손톱만한 옥수수 씨알은

반쪽 경기도 옥수수가 되었다

 

*소설 “진상리”는 4월 20일 출간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