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리에서 6 -저녁 2-
고정현
저녁 굴뚝 휘감고 오르는 연기는
젊은 여인의 한숨도 데리고 올라갔다
들에서 바쁘게 부엌으로 자리를 옮긴
머릿수건에 내려앉은 지푸라기는
여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밀가루의 여러 변화를 기억한다
하루 저녁은 털레기
하루 저녁은 비빔국수
하루 저녁은 수제비
하루 저녁은 칼국수
겨울 저녁은 만둣국
아침 감자 섞은 보리밥
저녁 다양한 밀가루 음식
수복지구의 궁색이 묻어나는 식탁이었다
*제 3시집 '바다에 그늘은 없다'에 수록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