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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시조, 동시

진상리에서 17 -지뢰-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2.04.21|조회수14 목록 댓글 0

진상리에서 17 -지뢰 1-

                    고정현

 

 

만년필은 신기한 것이었다

홍수에 밀려왔는지

계획적으로 떠내려 보냈는지

어린아이에게서

손가락과 꿈을 앗아갔다

 

대수롭지 않은 것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것

가는 철사 세 개가 솟아난 삼발이

무심결에 건드린 결과는

뒤꿈치를 잃는 것이었다

 

조금 큰 똑딱이라고 하면 될까

원형의 작은 통 위에

더 작은 원형의 통을 끼워놓아

발로 밟으면 쏙 들어갔다가

튀어나와 터지며

발목 앗아가는 발목지뢰

 

도시락 닮아 벤또 지뢰라 했다

멀리서 돌을 던지기 시작하여

한 걸음씩 다가서며

뇌관 맞추기 시합을 했다

던지고 도망치고를 반복하는 것은

그 결과를 알기 때문이다

 

주변에 장애인이 적지 않았다

장난 거리였던 것도

두려움이 되었던 지뢰들이다

 

*시집 “바다에 그늘은 없다”에 수록

*소설 "진상리"는 교보, 알라딘, Aes24에서

구입가능하며 010, 6646-5164 문자 주시면

작가에게서 구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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