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리에서 18 -지뢰 2-
고정현
아버지 환갑잔치에 보태려고
결혼 백일 지난 새신랑이
고철 수집 차
궁굴 산 주변으로 간 후
장마당에서 놀던 아이들은
우레 같은 폭발음에 놀라고
어른들의 걸음이 분주해졌다
전차를 삼키는 대전차지뢰가
젊은 사내를 삼키고 찢어
조각난 살점들을 뱉어 놓았고
나뭇가지로 젓가락 만들어
한 점 한 점 가마니에 담아
새색시
모르게 마전리 산모퉁이에 묻었다.
그 새색시가 재혼을 했는지
소문도 들리지 않았다.
*제3 시집 “바다에 그늘은 없다”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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