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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 해변의 아침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2.05.16|조회수11 목록 댓글 0

광안 해변의 아침

                    고정현

 

 

구름은 분노를 삭이며 머물러 있고

바람은 구름을 달래려 살랑거리고 있는

광안리 해변은 엄숙하게 누워있는데

모래는 저들끼리 뭉쳐

갈퀴질하는 바다에 대항하고 있다

 

누군가의 발바닥을 간질이기 위해

저들은 바다를 이겨야 한다

흩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

그것은 처절한 울부짖음이다

 

하늘은 고요함을 갖추고

곧 쏟아버릴 것 같은 무거움으로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낼 것 같은데

바다는 모래를 차지하려 무던 애쓰고

모래는 정체성을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 4시집 “기억과 리을사이”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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