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원
김 윤 한
마트에서 거스름돈을 받다가
동전 하나를 떨어뜨렸다
벼이삭에 붙은 낱알들이 흔들렸다
여태껏 먹은 밥알들도 흩어졌다
아버지는 끼니를 위해 늘 저물었고
어머니는 숟가락들을 챙기며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지었다
연기 때문에 눈물이 났다
밥을 벌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밥을 먹어야 했고
온갖 비굴을 억눌러가며
눈물과 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50원짜리 동전 한 닢
아무 것도 살 수 있는 것은 없지만
힘들어도 참고 또 참으며
부지런히 먹고 또 살아야 한다며
오늘도 벼이삭을 흔들어가며
온갖 세상 사람들 주머니 속을
짤랑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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