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러
고정현
‘할아버지 울어’ 손자가 묻는데
내 귀에는
‘하라버지 우러’라고 들립니다
부모가 앞서 간 자식을 찾고
어린 자식이 젊은 아빠 찾으며
젊은 여인이 눈을 훔치는 모습과
파괴된 도시의 흉측한 장면이
뉴스로 티브이 화면을 채우는데
손자는 티브이를 보며 한숨짓는
할아버지의 눈물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전쟁이 끝나면
깨진 벽돌과 쇳덩어리가
아이들의 장난감되어
허름한 시간을 보내게 하며
불발탄과 탄피들을 주워 엿 사먹고
전쟁흉내를 내며 성장하겠지요
어쩌면 지뢰 사고가
그들의 일상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복지구에서 자란 나와 같이
그런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은
우크라이나의 상황
러시아의 그릇된 판단으로 시작된
우 러 전쟁의 뒤끝이
진상리를 떠오르게 하면서
나를 아프게 합니다
*오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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