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바람꽃 임 애 월 못다 녹은 잔설이 드문드문 숨어있는 백두고원 수목한계선 넘어 흰옷 입고 몸을 낮춘 조선바람꽃 너른 고원 등성이 짧은 햇살 속 냉기 품은 바람도 끌어안았다 아직 그 무엇도 담아본 적 없는 지치지 않아 더 맑아진 기다림의 눈빛 지난 시간 계절풍이 할퀴고 지나간 점도 낮아 푸석한 화산토 아래 그래도 단단하게 뿌리 내렸다 바람의 정체성은 바람을 견디는 것 견디고 견디어서 마침내 극복하는 것 녹슬어 무디어진 철조망 걷어내고 단절된 역사의 혈맥 다시 잇는 끈질긴 한민족의 간절한 염원들이 따스한 햇살 아래 나란히 모여들어 통일의 신바람꽃 피우고 있다 * See 100호(2022 여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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