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
무슨 죄가 그리 많아
날개마저 퇴화 되었을까
조상대대로 지은 죄 이제라도 뉘우친다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긴 목 높이 쳐들고
따스한 고향 그리워하지만
우리에 갇힌 몸이라
돌아 갈 날 뜬구름같이 기약이 없구나
화려한 공작 꼬리는 아니라도
반가움에 아양을 떨어보지만
사람들은 알에만 관심 있고
다정한 미소 한번 주지 않는다
타조야 서러워마라
바람불고 덧없는 세월이지만
빠르고 튼실한 다리로 달려가
지평선 너머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맞이하거라
굳게 닫혔던 마음을 열면
외면하던 이웃도 다시 찾아오고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 되리니
이 땅에서 귀히 쓰임 받는
일꾼이 되어다오
<2022. 11월 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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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남마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