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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목서꽃 / 임애월

작성자嘉南 임애월|작성시간23.01.10|조회수71 목록 댓글 1

은목서꽃

 

임 애 월

 

 

'은목서꽃이 피었어요'

남도에서 전파를 타고 온 소리의 입자들이

그녀의 목소리로 온전하게 형상화되었을 때

한번도 내 후각의 영역 안에 들어온 적 없던

은목서 꽃향기가 갑자기 밀려왔다

꽃나무 가지에는 은목서꽃 닮은

곤줄박이 몇 마리 날아와 

쓸쓸한 그녀의 가을 뜰 안을

고운 노래로 가득 채워놓았으리라

코로나를 핑계로 순식간에 지나쳐버린

몇 번의 가을을 지나

11월 산맥의 능선은 점점 느슨해지는데

이 가을이 마저 가버리기 전에

고즈넉한 그녀의 황혼녘을 함께 거닐고 싶다

황톳길 구불구불 남녘의 강줄기 따라 

따스한 군불연기 피어오르는 그녀의 낮은 뜨락에

내 간절한 그리움도 부려놓고 싶다

멀리멀리 제 안부를 날리는 은목서 꽃향에

지친 순례자의 감미로운 휴식처럼 

자전과 공전의 궤도

잠시 벗어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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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향기 이승남 | 작성시간 23.04.21 은목서
    피는 철 지났으나
    다시 곧 몇 밤지나
    은목서는 곱고 어여쁜 향기로
    ㅡ여보세요 하고 피어주리라 기다리는 마음에 한궤도가 돌고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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