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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에게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3.07.21|조회수11 목록 댓글 0

거미에게

                        고정현

 

 

휴양처의 이른 새벽 산책길

어제 보지 못했던

거미줄 한 가닥이

차도를 가로막고 있다

 

외부 생명의 출입 금지인가

혹은 사람만 통행금지인가

저 흔들리는 한 가닥 선으로

영역을 표시해 놓은 것인가

밤새도록 얼마나 애를 썼을까

어떻게 여기서 저기까지

 

거미의 수고에 미치지 못하는

내 게으른 문학의 열정

차마 그 줄을 끊을 수 없어

조심스레 고개 숙여 지나면서

그 수고에 박수를 보내준다

 

2023, 6, 23

제주 포럼 펜션 산책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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