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실종되다.
지난 번 제가 소개한 시 한 편입니다. 왜 막혔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폭우와 폭염이었습니다. 글을 만나러 길을 나설 수 없게 한 기후는 나의 시심을
어지럽혀 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 시가 실종될 수밖에 없도록 기름을 부은 것은, 외출이
쉽지 않아 집에 있는 동안 보게 된 티브이의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 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다음의 시로 표현하게 된 다음의 글로 소개해 드립니다.
이래서야
고정현
그들은 아침에 출근하면서
입 안에 채찍을 물고
눈에 독화살을 장전한 후
얼굴은 철갑으로 두르며
가슴 속에
악취 나는 독가스를 채우고
그렇게 집을 나서나 봅니다
하루 종일 지치지 않는
전투력으로 배를 채웠는지
가슴앓이 하는 대중들과
분노하는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도 관계없이
뱉어내고 쏘아댑니다
도긴 개긴 너나없이
그런 전투력을 지닌 이가
자신의 편임을 자랑합니다
종일 뉴스의 중앙을 차지하는
그들의 모습
이 나라 일부 지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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