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 개나
고정현
윷판 앞에 둘러 앉아
상대의 동작을 주시하여
시비 거리를 삼는 저들
도와 개자리를 놓고 겨룬다
관중들은 서서
모와 윷을 기다리는데
저들은 종일 도 개뿐이다
앉아서 도와 개로 다투는 선수
서서 모와 윷을 기다리는 관중
어쩌면
높은 빌딩의 창문으로
모자 쓴 형식의 건물을 내려 보는
그곳의 모습과 같아 보인다
오래된 건물 재건축도 못하면서
그 속에 뒤섞여 하는 일은
변하지 않는 도 개 싸움
선수를 전부 바꿔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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