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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수필 산문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20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19.10.05|조회수8 목록 댓글 0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20

 

 

[베트남 다낭 여행: 출발 전날]

이제 내일이면 출발이다. 오늘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해 놓고, 작은 아들이 알려준 동물병원으로 전화를 한다. 내일부터 다음 주 수요일까지 맡겨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지금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구름이라고 부르는, 이 강아지가 우리 집에 온 것은 지난 7월 중순 경, 작은 아들이 기르던 강아지를 부부 여행 때문에 우리 집에 맡겨 놓았는데, 그만 우리가 기르기로 한 것이다. 이 사정에 대해서는 아마 한 달 후 쯤 글을 쓰게 될 것이다.

 

강아지 하루 숙박비가 22천원, 그리고 구름이의 치료를 위한 비용 등. 거의 50만원이 드는데, 이 돈을 작은 아들이 아내의 통장으로 보내주었다고 한다. 치료? ! 구름이는 아가씨다. 그래서 치료라는 항목의 비용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쓰면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

 

내일 출발일인데, 오늘 문제가 터졌다. 어제(926, 목요일) 저녁에 오리훈제를 함께 먹었는데, 나는 괜찮았지만 아내는 밤새 복통을 하고 화장실을 여러 번 드나들고, 속이 메스꺼운데 토는 안 나오고, 몸의 열은 오르고. 온 몸이 쑤시고 결리고, 혼자 어찌해 보려고 하다가 결국 참을 수 없어서 나를 깨운다.

 

등을 두드려주고, 소화제를 먹이고, 등등의 노력을 했지만 결국 오전 7시 동탄 한림 대 병원 응급실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도저히 걸을 수도 없다고 하니, 내 차에 태울 수가 없어서 119를 부르고, 그 때부터 4시간 정도를 긴장 속에 보내게 되었는데, 의사의 진찰 결과는 몸살에 장염, 그리고 그에 따르는 통증

 

글쎄요, 가셔서 혹 불편하시면 현지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내일 해외여행을 간다는 우리의 말에 의사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고, 며칠 분의 약을 조제 받아 집으로 왔다. 집에 오자마자 아내는 거실 소파에 드러눕는다. 조제해 온 약을 먹게 하고, 생각한다. ‘만일 오후까지 낳지 않으면 취소해야 하는가?’ 취소하면 그 비용이..... 그렇다고 환자를 억지로 데리고 갈 수는 없는 일. 오후 5시 경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여행을 취소하리라 생각을 한다.

 

오후 6, 나는 가까운 도서관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에 시 창작 강의에 참석하고 있다. 도서관으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서면서 아내를 보니 아침 보다는 많이 편해진 것 같이 보인다. 취소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제서 야 집을 나서는 내 걸음이 한결 편해진다.

 

내일 오전에 구름이를 병원에 맡기고,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하면 될 것이다. 인천공항까지는 전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세마 역에서 신도림역, 신도림 역에서 홍대입구 역, 홍대입구 역에서 인천공항까지... 약 두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공항버스를 생각했다. 그런데 세마에서 공항까지 왕복 비용이 약 6만 원정도. 그 돈이면 베트남에서 최고의 음식을 먹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시간이 촉박한 것도 아니고, 더구나 전철은 우리 부부가 정부의 혜택을 보아서 무료 이용이 가능하니, 교통비를 아끼기로 한 것이다. 물론 오고가는 시간은 거 걸릴 것이고, 환승에 따른 불편도 있을 것이지만, 6만원이라면 그 정도의 수고는 기꺼이 할 만 한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책을 한 권 가지고 갈까? 고민 중이다. 오고가는 시간을 허투루 쓰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내일 출발 전에 결정할 것이다. 하긴 오고가는 시간에 신문 한 부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기 때문인데, 이 이야기를 다낭을 다녀 온 후에나 쓰게 될 것이다. 2019927

*귀국하는 길에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피곤에 피곤을 더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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