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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수필 산문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24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19.10.14|조회수6 목록 댓글 0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24

 

 

[베트남 여행기 - 약국]

가이드의 말 중에 기억나는 것은, 베트남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75세라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베트남이

우리나라처럼 의학이 발달했거나, 병원 체계가 좋다거나. 서민들까지도 의술의 도움을 언제나 받을 수

있는 나라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기억나는 것은 베트남 주민들의 일반적 상식중 하나가 집을 지은 뒤 집 주변에 네 종류의 나무를

심는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도시화가 되면서 그런 경우가 많이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시골로 가면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첫째 나무가 수호 수 같은 나무, 즉 가정을 지켜준다는 신앙적 주술을 의미하는 나무였고,

그 둘째 나무가 질병 치료를 위한 나무, 곧 노니나무를 심는 것이었으며

그 셋째 나무가 식량과 수입을 위한 나무로서 야자나무를 심었고

그 넷째 나무가 가족의 안전을 위한 나무로서 바나나 나무를 심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바나나 나무는

그 나무의 진액이 뱀의 침입을 막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 그렇다면 이번 이야기는 약국을 주제로 한 이야기인데

어제 저녁(930) 일행 중 한 사람이 상당한 목감기에 걸린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말도 안 나오고,

아프고, 열도 조금 있고, 더구나 여행 중이니 피곤까지 겹쳐서 많이 힘들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약국이 어디 있는지는 알 수가 없는 노릇, 경비실에 들러서 폰에

설치해 놓은 번역기에 약국이 어디 있나요?” 하며 보여주었더니, 경비원이 밖으로 나와서 손으로 길을 건너서

위로 가라고 방향을 가리키는데, 그 말은 이해할 수 없고 경비원의 손짓에 따라 급한 마음으로 호텔 앞길을

건넜다. 오토바이, 차량들....

 

하지만 길을 건너서 주변을 돌아보아도 알 수 없는 것, 마침 그곳에서 작업을 하는 젊은이를 만나서 같은

방식으로 물어보니 고개를 끄덕이며 내 팔을 잡아 이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약국 앞까지 데려다

주며 여기라고 알려준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보니, 약국이라고 그 크기와 진열된 약품들을 보며 실망부터

했다. 그러나 약은 필요하니.....

 

오십대는 되어 보이는 여자 약사에게 번역기로 목감기라고 물어보니, 약사가 그 글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곤,

한 손으로 자신의 목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뒤통수를 잡더니 고개를 숙이고 기침을 한 후, 이런 것이

냐고 표정으로 묻는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잘 아는 영어 한 마디, 'ok'를 크게 외쳤다. 소통이란,

그것도 서로가 필요한 것에 대한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것, 그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더구나 해외에서

말이다.

 

약사가 약을 꺼내온다. 캡슐로 열 알이 들어있는, 우리나라 같으면 그것을 종이 갑에 넣어서 판매하는데,

약을 내어놓고, 설명을 한다.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는 것, 그래서 물었다. “원 데이 쓰리?” 곧 하루에 세 번

먹는 것인가? 하고 물으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문제는 하루에 세 번을 먹더라도 한 번에 한

알인지 두 알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 하지만 마음이 급하니 번역기는 생각나지 않고..... 손짓으로 그럼 어떻게?

해본다.

 

약사가 나의 그런 모습을 보더니, 웃으며 다섯 알씩 두 줄로 되어 있는 그 한 가운데로 한 손 바닥을 쭉 펴서

가로 지르곤, 다른 손으로는 하나씩 세면서 원, , 쓰리, 하고는 그 세 개를 가리키며 원 데이라고 한다.

곧 한 번에 한 알씩 하루 세 번......

나는 그 약을 사면서 자신감을 얻는다. 기회가 되면 혼자, 또는 의중이 통하는 벗과 둘이서, 자유여행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이 다낭으로,

 

약값? 이 부분은 말하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이 글을 그 당사자도 볼 테니 말이다.

그리고 이 약 때문에 또 다른 이야기 하나가 준비되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가 곧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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