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27
[베트남 여행기 - 그들은 1]
여행을 즐기는 나는 국내 여행도 그렇지만 이번 여행에도 관심은 일반인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어떤 모양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을까? 가 중요한 관심인 것이다. 그럼에도 여행사를 통해서
관광을 해야 하는 입장으로서는 그들의 일상을 보기란 쉽지 않은 욕심이라는 것이 이번 여행에서 내가 얻은
경험이다.
하지만 몇 가지 눈으로 본 일상은 있다. 우선 생각나는 것이 노동자의 모습이었다.
몇 곳에서 만나게 된 그들의 삶인데, 우선 우리나라 같으면 그 정도의 공사는 분명 작은 포그레인이
땅을 파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내 생각으로는 하수구 공사를 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삽으로 파내고
있었던 것이다.
삽도 그들이 쓰기에는 불편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삽처럼 손잡이가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긴 막대에 삽을 끼운 형태, 내가 어렸을 때에 미군들이 쓰는 삽과 같은 모양의 삽을 쓰고 있는 것이다.
긴 막대 같은 형태라면 삼각형의 자루보다는 불편해 보이지만, 그것은 나의 판단 일 뿐, 그들은 그 도구에
적응되어 있어서 전혀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
다수의 동남아 국가의 국민들이 그렇다고 하지만, 그들 역시 바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기후 문제도 있겠지만 삶 자체가 ‘빨리! 빨리!’인 우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인 것이다.
이런 모습은 그들의 일상을 보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호텔 바로 옆 건물의 식당에서 밤새도록 맥주를 마시며 떠드는 젊은이들, 내 눈에는 분명 그들은 현지
젊은이들이었는데, 평일 밤을 그렇게 술과 함께 보내는 그들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하긴 젊을 때야
밤새도록 마시고 떠들고 놀아도 다음 날, 일이 피곤하기는 해도 견뎌 내는 것이 젊음이지만 말이다.
노선버스가 있다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것 보다는 오토바이가 유리하다는 것,
석유가 나지만 정유기술이 없어서 지금은 수입해서 쓰지만 그 문제도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며,
국민 평균 나이가 젊으니 미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
물건을 사는 데, 마트 같은 곳이 많아서 전혀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런 매장은 바코드가 있어서 바로 가격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식당도 그렇다.
어떤 식당은 한글로 친절하게 메뉴판을 설치해 두고 있었다. 그만큼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증거이겠지만,
하지만 그곳에서 음식, 또는 식재료를 구입할 때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맛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주나 빵 종류는 그럴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정찰제가 되어 있지 않은 작은 가게, 좌판에서는 부르는 것이 값이기 때문에 잘 생각하고
구입해야 한다. 하긴 관광지에서의 바가지는 우리나라 뿐은 아닐 테니 말이다. 길거리에서 망고 1Kg을
오 만동(2천5백 원)에 샀다. 3개의 무개였다. 물론 이런 경우는 깎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옷 같은 것을 구입할 때는, 누군가 우리에게 알려준 바로는 우리가 안 산다고 돌아설 때 붙잡지
않으면 그 가격이 최저이기 때문에, 곧 그럴 때까지 가격을 깎아야 한다는 것,
아내는 옷 두 벌을 처음 80만동(우리 돈 4만원) 부르는 것을 깎고 깎아 40만동에 샀다.
하지만 나중에 들은 말로는 그것도 비싸게 산 것이라고 한다. 한 벌에 만 원 정도의 가격이라 싸다 생각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 생각하니, 남대문에서도 그 가격이면 될 것 같다는 판단, 그리고 물건이 대체로 우리나라
물건보다는 질이 떨어진 다는 것 때문에 속았다는 느낌을 얻으면서
다수의 여행자들이 ‘동남아에서는 가능한 무엇을 쓰려고 사지는 말라.’ 는 말을 몸으로 배우고 왔다.